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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라라라/식인물

엔딩1

by 체리롤 2016. 1. 20.

지난 밤에.

네가 인사를 건냈어.

내 손을 잡고, 잠이 들었어.

입을 맞춰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줬는데.

또. 꿈에서 네가 인사를 했어. 또. 내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눈을 떴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서.

아침에 햇살이 너무 좋아서, 너를 불렀는데.

네가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깨울 수가 없어.

햇빛이 반짝반짝. 너의 얼굴 위로 반짝반짝.

아침을 먹고 곤히 잠든 얼굴을 봤고

커튼을 걷으며 너의 이름을 부르다가

커피 향기가 가득한 방안에서 네 뺨을 쓰다듬고

점심은 혼자 앉아서 식사를, 너는 아직 깨어나지 않고

햇빛이 기우는 쇼파 위에 앉아 책을 읽으며 너의 잠든 눈꺼풀 위로 잠꾸러기, 하고 장난스런 키스했고

저녁노을이 지는 방안에서 너의 옆자리에 누워서

그리고 밤에는 너를 불렀어.

 

시즈. 밤이야.

우리 키스하자.

시즈. 밤이 왔어.

이제 우리 손을 잡자.

시즈. 아직이야?

나 너무 무서워.

 

시즈.

자?

 

 

 

짙은 찬 공기에 별들도 울고 하얀 커튼이 펄럭이며 구슬픈 울음을 토해냈지. 반짝이는 밤의 별들이 너의 눈꺼풀을 무겁게 했나. 떠오르는 새벽녘의 햇빛이 너를 눈부시게 했나. 밤이 왔어. 자,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자, 이제 우리 서로를 마주보자.

이제 일어나야해. 더 이상은 안 돼. 어리광 부리지 말고, 자, 우리 이제 일어나자.

더 이상은 기다려 줄 수 없어.

제발 이 외로움 속에 나를 던져 넣지 말아줘.

 

우리 이제 잠에서 깨자.

자. 눈을 떠봐.

우리 인사하자.

 

 

시즈.

그러면.

내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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