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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마츠상

토도쥬시 릴레이였던 글

by 체리롤 2016. 3. 6.

*독마님의 썰의 릴레일 글이었으나 사정상 펑 되었던 글을 마무리해서 올려봅니다.

*내용은 악마토도가 천사 쥬시에게 집착하면서 날개를 뜯고 결국 보다못한 여신 쵸로가 저지, 둘이 헤어지게 되는게 대략적인 앞 내용이었습니다.(축약

*항상 마무리가 모자랍니다. 아무리 봐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것을 보니 이것이 바로 능력 부족이겠죠. 좋은 릴레이에 이런 마무리를 보였음 큰일 날 뻔 했네요.

*다시 보니 저 마무리..진짜...급마무리다...

*공포 6,554 공미포 4,854

 

 

 

 

그 누군가의 이야기 속의 계절이 겨울에 머물러 있다고 해서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간은 흐른다. 멈추지 않는다. 시간만이 이 세상 속의 유일하게 약속된 법칙인 것처럼 시간은 배신하지 않고 앞으로 흐른다. 후회도 미련도 슬픔도 고독도 결국은 모두 시간 속에 녹아내려 결국엔 끝을 알려야하는 것처럼, 겹겹이 쌓인 시간들은 그 밑에 덮인 감정들을 들춰 볼 수는 있게 했지만 그것을 가질 수는 없게 만들었다.

그러니 토도마츠는, 그 어리석은 악마는, 자신을 나타내던 그 까만 날개를 제 손으로 찢어버리고 시간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후회와 미련이 제 몸을 갈기갈기 찢고 슬픔과 고독이 새벽녘의 이슬처럼 차갑게 온기를 앗아갔어도 돌아오지 않는 감정에 목을 메고 숨을 죽인 채 시간에 제 모든 것을 맡겼다. 그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밤사이 내린 눈꽃이 소복이 쌓인 창틀을 보며 토도마츠는 추운 입김을 뿜어냈다. 휴, 깊게 내뱉어진 숨결이 기화되어 하늘로 도망친다. 토도마츠는 그것을 보며 빨갛게 달아오른 코끝을 작게 킁 하고 문지르다가 마찬가지로 빨갛게 언 손 끝을 얇은 외투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화끈 거리는 손끝과 주머니 틈사이로 밀려오는 찬바람에 잠시 집에 두고 온 회색 장갑이 떠올랐지만 토도마츠는 고개를 저었다. 일을 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토도마츠는 다시 한 번 추운 숨을 내뱉고 발을 뗐다. 움츠러든 몸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죄지은 것들은 타락하지만 이미 죄인인 것들이 금기를 범하면 오히려 기회를 얻게 된다. 아니, 이걸 기회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토도마츠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제 그에게 이런 수수께끼는 의미를 가질 수 없다. 의미나 이유 같은 것들은 모두 그 날 묻어두고 왔으므로 그는 벙어리처럼 침묵한다. 그 날, 알몸으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처럼 모든 걸 그곳에서 빼앗겨 버리고 왔다. 이미 잃어버린, 빼앗긴 것들. 이제 그에게 중요한 건 발가벗은 몸에 옷을 입히고 연료를 필요로 하는 몸에 음식을 먹여 가는 한스러운 목숨을 기계적으로 연명하는 것이었다. 이 목숨, 끊지 않는 것도 오로지 미련 탓이었다.

 

달에 보름씩 근무하는 가게는 토도마츠가 사는 집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느린 걸음을 재촉해서 걸어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 먼 거리였다. 그럼에도 가까운 곳에 자리를 구하지 않고 굳이 먼 길을 돌아간 건 단순히 그 가게가 더 돈을 많이 주고 근무 일 수가 적었기 때문이었다. 토도마츠라는 '인간'은 할 줄 아는 것이 적었고 때문에 단순한 육체노동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새로 받은 육체는 그다지 힘이 없어 힘든 일은 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이리저리 저한테 맞는 인생을 찾아 노력 할 의욕도 없었다. 그러니 적은 시간동안 일을 하고 그럭저럭 목숨을 연명해낼 만큼의 돈을 버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이었다. 오늘도 추위가 가시질 않아 몸을 움직이기 조차 싫었지만 당장 일주일치의 식비를 제외하곤 가진 것이 없어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살고 있었다.

 

발걸음을 부지런히 움직여 도착한 가게의 문을 열며 토도마츠는 목도리를 풀었다. 추운 날씨와 입김의 온도 차 탓에 생긴 습기로 입 주변은 축축하게 젖어있다. 조금 때가 탄 노란색 목도리는 그에게 어울리는 색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좋아하는 색이었다.

어어, 왔어?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가게주인인 톰이 토도마츠를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했다. 빨갛게 상기된 얼굴에 조금 말랑하게 살집이 잡힌 톰은 방금 전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왔다며 추운 날씨에 대해 토로했다. 토도마츠는 그런 톰을 적당히 받아주며 사물함의 옷걸이에 코트와 목걸이를 걸었다. 가게 주인인 톰은 푸짐한 인상처럼 손도 크고 인심도 푸짐했다. 그리고 말도 많았다. 어찌나 말이 많은지 처음 만난 자신에게 살갑게 말을 거는 톰을 견디지 못해 토도마츠는 일을 그만 둘까도 고민했을 정도였다. 지금은 적당하게 한 귀로 흘리고 적당히 받아주는 법을 터득해서 괜찮다. 가끔은 그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정겹게 느껴질 정도였다.

토도마츠는 제 옆에서 쫑알거리는 톰의 말에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톰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검은 앞치마를 맸다. 이제 곧 바쁜 하루가 시작 될 예정이었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수다스럽다. 가게의 주인처럼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비슷한 사람끼리만 찾아오게 되는 건지, 그들은 언제나 토도마츠의 안부를 물었고 마지못한 웃음으로 대꾸하는 토도마츠에게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자잘한 간식들을 손에 쥐어주곤 했다. 어떻게 보면 바보 같을 정도로 착하고 정다운 사람들이었고, 어떻게 보면 쓸데없이 오지랖이 넓은 사람들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토도마츠는 그 사람들이 싫지는 않았다. 꼭 자신이 알고 있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들었고, 특히 가게에 자주 찾아오는 꼬마는 아주 오래 전의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여기, 계산 부탁드릴게요.”

 

초록색 니트를 입고 옅은 베이지색 코트를 걸친 손님 한 분이 토도마츠를 불렀다. 토도마츠는 하던 일을 멈추고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카운터에 섰다. 무심한 표정의 손님은 막 구운 식빵과 건포도가 촘촘히 박힌 모카 빵을 내밀고 가만히 토도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토도마츠는 포스기에 계산을 입력하고 입을 열었다. 다해서 5800원입니다. 봉투에 담아드릴까요? 대꾸 없이 돈이 든 손이 쑥 토도마츠의 눈앞에 내밀어진다. 토도마츠는 말없이 그 돈을 받았다.

잠시 짧은 정적이 흘렀다. 관찰하는 시선이 토도마츠의 정수리에 꽂혔다. 뭔가 불만이라도 있는 걸까. 일을 하다보면 별별 사람을 다 만나 볼 수 있다. 이유 없이 화를 내는 손님도 있었고, 손이 닿는 것조차 싫어하는 손님도 있었다. 이 사람도 그런 사람의 일종일까. 그러나 토도마츠는 아무 말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일에서 조차 무감각했다. 짜증이 치밀어 올라도 깊은 시름이 금세 그 위로 덮쳐들어 감정을 잠재웠다. 아주 가끔의 기쁨도, 즐거움도, 분노도, 슬픔도, 전부 그렇게 하나의 감정 속에서 까맣게 잊혀졌다.

 

거스름돈 여기 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거스름돈과 함께 기계전인 인사를 한 토도마츠는 다시 등을 돌렸다. 등 뒤로 시선이 따라 붙는 게 느껴졌지만 무시하고 나머지 적당히 식힌 빵을 봉투에 집어넣는 작업을 마저 이었다.

쯧. 작게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봉지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다시 한 번 혀 차는 소리가, 그리고 깊은 한 숨 소리가 들려왔다. 작게 숨을 참았다가 탁 트이는 소리가 하고 싶은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른 사람의 소리였다. 반응해줘야 하는 건가. 토도마츠는 마지막 빵 봉지의 테이프를 붙였다.

 

“..는.... 어째서.... 그런 짓 까지...”

 

뭐라고? 익숙한 목소리의 끝자락이 들린 것 같았다. 방금 뭐라고 했지? 토도마츠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허공에서 흩어지고 토도마츠가 등을 돌렸을 때는 이미 남자는 사라진 뒤였다.

 

 

 

 

 

가게 정리를 마친 토도마츠는 톰이 준 남은 빵들을 한가득 품에 안고 집으로 향했다. 빵집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하루 이틀 치 정도의 식량은 저절로 생겼다. 그 날 만든 빵은 모두 그 날 팔아야 한다는 톰의 이상한 규칙 덕이었다.

토도마츠는 가끔 그렇게 얻은 빵으로 식비를 아껴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작은 천사 조각상을 샀다. 햇빛에 반짝이는 날개와 둥그런 고리를 단 천사의 자애로운 웃음. 빛나는 것들은 언제나 눈을 현혹한다. 햇빛이 각도를 바꿀 때마다 여러 가지 색깔로 물들어 영롱한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햇빛을 투과해 지면에 빛을 뿌리는 빛의 프리즘을 지켜보는 것이 토도마츠가 유일하게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기억의 한 자락이라도 잡고 싶었던 토도마츠는 그런 것들이 눈에 밝혀 기껍게 낡은 지갑을 열었다.

 

오늘은 한푼 두푼 모았던 돈으로 대략 25cm정도의  천사 상을 샀다. 어째서인지 처음 보는 순간 바로 마음이 끌려서 오늘까지 돈을 모았던 물건이었다. 그동안 보통 손바닥만한 크기였던 천사상들에 비해 조금 더 큰 크기의 천사상은 그 무게부터 달랐다. 묵직하게 손에 달라붙는 감촉이 항상 땅을 밟고 있어도 땅을 밟지 못하던 토도마츠의 몸을 땅에 묶어주는 듯싶었다. 아름다운 색채의 마력과 부드럽게 감싸주는, 마치 네가, 떠올라서.

아-. 토도마츠는 수 천 번 입안에서 삼켰던 이름을 다시 한 번 삼켰다.

 

토도마츠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낡은 창틀 위에 오늘 산 천사 상을 올려두었다. 하나, 둘, 셋.... 모두 총 여덟 개다. 8. 그는 통상 일 년에 하나씩 천사상을 모았다. 토도마츠가 선도 악도 아닌 어느 한 곳에도 머물지 못하는 인간이 된 지도 8년이 되었다. 그 말은 쥬시마츠를 빼앗긴지 8년이 지났다는 뜻이었다.

 

긴 고통의 세월이 지났다. 슬픔은 여전했지만 나약한 인간의 몸은 깊은 슬픔도 견뎌내질 못했다. 울다 지치면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었고 지친 몸을 일으키면 배가 고팠다. 과거도 현재와 같은 악마들에 비해 인간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 그대로 과거에만 메여있을 수가 없었다. 몸은 정직했고, 욕구는 더 정직했다. 토도마츠는 가끔은 잠을 잤고, 굶어 죽을 때쯤 밥을 먹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난 후에는, 지금은, 마치 평범한 사람과 같다.

 

그래도 여전히 내 미래는 죽어있어.

 

과거에도 지금에도 변함없는 사실은 그에게 미래가 없다는 사실 뿐이었다. 아, 나의 천사. 여신의 하얀 손길에 물거품처럼 희게 사라진 그 뒷모습만이 그가 기억할 수 있는 전부다. 하얀 날개 대신흉한 뼈대만 보이는 날개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던 하얀 얼굴. 눈물에 젖어 보기 힘들만큼 서럽고 슬프던 눈가. 그래도 내 눈앞에만 있어준다면 뭐든 할 수 있었는데.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을 욕심냈던 댓가일까. 너무 많은 것을 바래서 잃어버리게 된 걸까. 토도마츠는 눈을 감았다. 울고 싶었다. 울부짖고 싶었다. 신에게 엎드려 빈다면 돌려줄까, 나의 천사를. 악마의 입으로는 닿지 않던 천상을, 나약한 인간의 울부짖음으로 부르짖는다면 닿을 수 있을까. 나를 감싸는 천사들의 그림자가, 나의 기도를 저 높은 곳 까지 전해줄까. 마지못한 희망과 온전한 절망만이 차오르는 감정은 언제나 범람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울고 있었다.

그래서 작은 흔적이라도 더듬듯 천사의 현상을 모았다. 그게 마치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것 처럼. 토도마츠는 낡은 외투를 벗고 자리에 앉아 빛이 그림자 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쥬시마츠..”

 

대답해 줘.

지금 내 이름을 불러줘.

 

그는 숨을 죽였다. 다시 찾아온 슬픔의 밤이 그를 좀 먹는 것 같았다. 이대로 그는 죽음에 파 먹혀 버릴 것 같았다. 힘겹게 버텨오던 삶이 이제사 종말을 맞이하는 기분이었다. 꽉 쥐인 양 손의 손톱이 손바닥을 짓이기며 파고들어간다. 아, 이제 나는 버틸 수 없어. 그가 작게 속삭인다. 쥬시마츠, 쥬시마츠.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내 죄를 이겨 낼 수가 없어. 너 없이는 살 수가 없어. 오늘이 가면 나는 죽어버릴 거야. 그전에 그냥 내게 와줘. 이 깊은 밤을 홀로 보내게 하지 말아줘.

그는 숨을 삼키며 터져 나오는 울음도 삼켰다. 뱃속이 끓어올랐다. 슬픔 탓일 수도 있고 후회 탓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게 무엇이었든 그는 괴로웠다. 그의 외로움의 곁에서 여덟 명의 천사가 위로한다. 노을빛에 빨갛게 물든 크리스탈이 그의 얼굴 위로 부드러운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각각 하나씩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상징하는 천사 상은 그의 고통과 괴로움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성심성의껏 그를 위로했다. 이 괴로움의 끝을 위해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그들은 그를 가엽게 여겼다.

 

먼 곳에서 자신을 부르는 웃음소리를 들은 것만 같다.

토도마츠는 고개를 들었다. 주저앉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노을빛에 물든 창가에는 붉은 땅거미와 밤의 장막 대신에 환한 빛줄기가 들어오고 있었다. 아, 아아. 작게 벌어진 입술에서 탄성만이 터져나간다.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목격한 사람처럼 벅참과 놀람으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빛을 마주하는 사람처럼, 눈이 부셔 눈이 멀어버릴 것 같았지만 부릅뜬 눈을 감지 않았다.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신의 사자를 만났던 어린양 들이 이렇게 기쁨과 두려움에 몸을 떨었을까. 토도마츠, 인간은 울음을 토해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토도마츠.

 

아, 너는 그 먼 길을 걸어 나에게 찾아왔구나. 나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고, 나의 절망을 주시하고, 나의 외로움에 답해주었구나. 토도마츠는 기꺼이 팔을 벌렸다. 빛이 들어서는 창가는 환한 역광으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뒤덮고 있었으나 토도마츠는 알고 있었다. 이건, 너야.

 

손이 닿는다.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목소리가 얽혔다. 기다렸어. 작게 터져나간 울음을 받아 부드러운 목소리가 대답한다. 네가 불러서 내가 왔어. 너를 혼자 둘 수 없어서. 벅참이 제 속에서 차오른다. 그는 비어있던 몸 한 구석이 충만함으로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토도마츠는 제 손에 감기는 온기를 끌어안았다. 온 세상의 소리가 제 품안의 이의 심장소리에 묻힌다. 긴 외로움의 끝에 그는 마침내 되찾고 말았다.

자신에게 베풀어진 자비를 그는 마침내 실감했다.

 

 

아.

나의 별, 나의 꽃, 나의 날개.

이 긴 시간을 내가 너를 사랑하고, 그리고.

이제는 다만 곁에 있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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