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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인호 썰1

by 체리롤 2016. 1. 13.

*2012년 6월 1일 트위터 썰

문득 그러한 꿈을 꾸었다. 엉망이된 방한켠에서 울부짖다가 자신의 몸에서 세어나오는 눈물이 핏물이 되어 방안을 가득 채우는 꿈. 그것을 보며 울부짖다가 빛이 세어들어오는 방문 틈새로 자신보다 조금 어린 동생이 넋이 나간 얼굴로 멍청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런꿈. 그리고 그 모습이 하도 우스꽝스러워서 터져나오는 울음과 온몸 구석구석을 저릿하게 만드는 통증에도 저도 모르게 설핏 웃고말았다. 온 방안에 울음과 웃음과 눈물이 채워진다. 그러다 문득 너무 서럽고 억울해서 딱딱하게 굳어버린 동생을 향해 뭐라뭐라 지껄이다가, 잠에서 깨어나버렸다. 벌써 7년전의 일이었다. 꿈은 꿈이되 현실인 이 꿈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과거였다. 그녀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닦아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부자리를 개었다. 그리고 간단히 샤워를 하고 자신의 동거인이 차려놓은 아침밥을 먹었다. 딱히 직업을 가지지않은 그녀는 오늘은 무얼할까 하다가 자연스럽게 화장대 앞에 앉아 치장을 하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돌아다니지 않더라도 그녀는 자신의 몸을 치장하지 않으면 견디기가 힘들었다. 자신의 반반한 얼굴만이 그녀의 유일한 무기였으므로 그녀는 그것을 가꾸는 것을 취미이자 하루일과로 삼았고, 잠에 들때까지 화장을 지우지않았다. 화장을 마친 그녀는 새로 산 가발을 꺼내어 머리에 썼다. 충동구매로 산것 치고는 품질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마치 자신의 머리인양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그것이 좋았다. 절로 나오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며 자신의 외모를 점검한 그녀는 자신의 드레스 룸으로 총총 걸어가 옷을 골라입고는 그대로 컴퓨터 앞에 주저앉았다. 지난번에 봐두었던 상품들을 떠올리며 이번엔 자신의 동생명의로 된 카드를 잔뜩 긁어볼 요량이었다. 분명 떽떽거릴것이 분명하지만 이정도는 괜찮다. 자신과 닮은 그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화를 내고 읍박을 지르더라도, 결국엔 수그러트리고 말테니까. 병신새끼. 피식 세어나온 실소를 감출 생각도 하지않으며 그녀는 멍청한 자신의 동생을 욕했다. 과거를 생각하면 이가 으득으득 갈리고 손이 벌벌 떨렸지만 지금은 그를 엿먹일 생각뿐이었다. 일단은 100만원부터 시작하자. 새로나온 구두 카탈로그를 뒤지며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

그녀의 동거인은 훤칠한 키, 잘생긴 외모에 돈이 많은 집안까지, 뭣하나 남부러울 것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녀가 그와 만나고, 그와 사랑을 나누고, 그와 동거를 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그녀가 남몰래 지원했던 어린이 합창단의 반주를 맡게되면서 둘은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는 어딘가 일그러진듯한 그의 모습이 좋았다. 어디가 좋은지를 고르라면, 멀쩡한 거죽안에 숨겨져있는 비틀리고 응어리진 그 속내가 좋았다. 일그러진 그녀를 일그러진 그가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그것은 실제로도 이루어졌다. 물론 그의 집안에 쌓여있는 돈도, 그녀에게 아주 좋은 먹잇감이기도 했고. 한창 인터넷 쇼핑을 하던 그녀는 방 한구석에서 똑딱 거리며 소음을 만들어내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그가 곧 돌아올 시간이었다.
->요번에 인하가 학대당하는거 보고.. 생각난거. 인하가 사고로 죽어버렸다면 어떻게 될까. 그걸 인호가 봤다면? 인하가 중얼거린말은 '네가 내 대신 죽어버렸다면 좋았을 텐데.' 였음. 그거 듣고 죽어버린 인하의 대신이 되는.. 이중인격 이야기. 꿈의 주인공은 인하였지만 그 꿈을 꾸는 사람은 인호. 어쨌든 인하 행새하는 인호가 쓰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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