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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님 커미션 샘플 [루조로] 제자리 for. ㄱ님 피부 표면을 쓸어내리는 타인의 손길에 그는 조금 허리를 떨다가 숨을 헐떡였다. 빙글빙글 세상이 돌고 있었다. 오랜만에 모두와 만나는 자리였기 때문인지, 답지 않게 분위기에 휩쓸려 잔뜩 들이켰던 기억을 끝으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얼마나 마신거지. 퉁퉁 부은 눈을 꿈뻑거리던 그는 문득 자신의 다리 아래로 느껴지는 위화감에 정신을 차렸다. 보드라운 이불의 감촉이 서늘하게 감겼다. 그는 헉 숨을 내뱉고 허리를 들어올렸다. “!” 급하게 숨을 들이킨다. 그리고 비명을 삼킨다. 언제 벗겨진지 모를 옷가지들이 침대 밑을 뒹굴고 있었다. 롤로노아 조로, 그는 다시 숨을 삼키고 머리를 부여잡았다. 숨을 내쉬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 * 조금 특별한 관계였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 2016. 5. 2.
ㅁ님 커미션 샘플 현대au ver. [파피샌즈] 취하다 for. 멩님 폭풍 같다. 아니, 이건 꼭 해안가 너머로 밀어닥치는 쓰나미 같다.피부 밑에 잠들어 있던 혈액들이 빠르게 회전한다. 혈액을 운반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심장은 이미 부서질 듯 떨리고 있었다. 기쁘게 열리는 몸과 울음소리인지 웃음소리인지 알 수 없는 소음들. 움푹 긴장한 몸은 조그만 자극에도 파드득 떨려오고 눈앞에서 일렁이는 하얀 물거품의 하늘거림은 당장이라도 샌즈의 모든 것을 먹어치울 기세로 덮쳐들고 있었다. 샌즈는 아찔한 시야 속에서 파랗게 빛나는 눈동자를 봤다.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소름에 샌즈는 비명을 삼켜야 했다. 아, 덮쳐져죽는다. 헉헉. 터져 나오는 가쁜 숨의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고 급하게 덮쳐드는 서로의 호흡을 삼키고 있었다. 본래의.. 2016. 4. 30.
ㅍㅇ님 샘플 [펠본브로] 개를 훈련시키는 방법 for. ㅍㅇ님 굳이 말하자면 파피루스에게 샌즈는 형제가 아닌 '제 것'이었다. 가족이라는 끈에 묶인 완벽한 소유물. 혈통서 없는 개새끼마냥 빨빨거리며 이곳저곳에 함부로 몸을 굴려도 결국엔 제 품으로 돌아와 아양을 떨 애완견. 그건 아주 어릴 적부터 정해진 법칙 같아서 파피루스는 그것을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그가 무엇을 하든 샌즈는 언제나 그의 것이었고 그의 소유였다. 둘은 원래 그랬다. 비틀린 형태의 관계가 잘 만들어진 퍼즐처럼 딱 맞았다. 같은 핏줄을 타고 났어도 파피루스는 제 형을 형으로 여기지 않았고 샌즈는 동생이 하는 일이면 그게 무엇이든 따랐다. 저를 소유물처럼 여기는 동생의 모습에도 쳐진 눈꼬리를 가늘게 휘며 웃음 짓는 얼굴로 사랑스러워. 하.. 2016. 4. 30.
ㅇ님 샘플 [이자시즈] 나락 for. ㅇ님 쇼가 시작되었다.긴 장막 너머로 함성소리가 쏟아졌다. 겹겹이 쌓인 장막 안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추잡하고 더러운 욕망의 소리였다. 남자가 가볍게 발걸음을 놀려 그 안쪽 깊은 곳 까지 도달 했을 무렵에는 이미 한창 달아오른 열기가 후끈하게 천막 안을 데우고 있을 때였다.추운 겨울의 냉기마저 앗아갈 만큼 뜨겁게 채워진 욕망 한 가운데에는 작은 소년이 있었다. 이 작고 여린, 가엾은 어린 생명이 자신을 짓누르는 욕망 한 가운데서 허덕이며 울부짖고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이 쇼의 전부다. 인간의 욕망을 쏟아 붓기 위해 만들어진 가련한 생명체. 남자는 이곳으로 들어오기 전 세워져 있던 커다란 광고판에서 보았던 문구를 되새겨 보았다. ‘망가지지 않는 몸. 죽지 않는 불사의 소.. 2016. 4. 30.